성년기 이상의 남녀가 만나 함께 가정생활을 이뤄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일컬어 우리는 결혼이라 부른다.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결혼생활이 유지될 경우 우리의 삶에 대한 만족도도 자연히 올라간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수십년간 서로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과의 적응 문제뿐만 아니라 결혼으로 인해 확장된 새로운 가족과의 관계에도 적응해야 하는 등 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성인기 정신건강 문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선 부부 두 사람의 문제를 짚어보자면 부부 서로 간에 얼마나 잘 적응을 할 수 있는지의 핵심은 과연 두 사람이 평소에 결혼에 대해 심리적으로 얼마나 준비되어 있었는지가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으로는 종교, 가치관, 사회적 배경, 생활 습관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여타 두 사람의 성향, 주변 환경 등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더불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성숙한 자세 역시 중요하다.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어떻게 현명하게 해결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살아가느냐는 것은 가정을 이룬 두 사람 모두의 노력과 책임이 중요하다.
부부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을 감추거나 외면하지 않고 두사람이 공동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부부 사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나 외면은 부부간의 갈등 더욱 더 심해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상호 공격적인 대화법을 피하고 건전한 대화방식을 통하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부 두 사람 사이의 솔직한 감정표현과 정확한 의사 표현이 중요하다. 이때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다는 현재 내가 느끼는 감정을 가감 없이 표현하고 자기 생각과 느낌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는 대화방식으로 부부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단기간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적응 기간을 장기간으로 보고 두사람이 힘을 합쳐 결혼생활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삶의 기간 중 위기는 언제, 어느 때에 닥쳐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시기를 가늠해보고 결혼 기간에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신혼 시기, 자녀 출산, 또는 자녀의 독립과 같은 계기가 될 수 있는 시기 또는 불규칙적으로 예상치 못하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계획을 세워본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두 사람 사이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앞으로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문제들에 중점을 두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성인기 정신건강 문제 두 번째는 자녀 양육과 양육 스트레스로 자녀 출산과 동시에 맞이하게 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은 부모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된다. 또한 아이가 성장과 발달하는 과정을 겪으며 그에 대한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현대사회는 핵가족화로 인한 저출산 문제로 가정 내 자녀의 수는 줄어들고, 그에 따라 경쟁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양육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기도 한다. 또한 양육비용의 증가로 인한 맞벌이 부부의 증가는 가사의 분담 또는 육아의 분담에 있어 중요한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하거나, 자녀의 교육 문제 또는 훈육 등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부모의 역할에 대한 부담이나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증가한 가사노동, 부모의 마음대로 제어가 되지 않는 자녀의 행동 등으로 인하여 겪게 되는 육체적, 정서적 부담 등을 우리는 통틀어 양육 스트레스라고 부른다.
특히 자녀의 성장함에 따라 나타나는 자녀의 독특한 행동이나 기타 예상하지 못한 여러 가지 자녀 문제가 나타났을 경우, 부모로서 자기 자질에 대해 느끼는 회의감이나 생각이 더욱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부부 양가의 가족 등 양육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부족하거나, 양육자의 와병 또는 여러 가지 기타 정신적인 문제의 발생, 혹은 부부의 이혼, 한쪽 배우자의 사망 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일련의 사건들도 스트레스 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자녀가 부모의 바람대로 건강한 모습으로 바르게 성장하였다면 양육자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수 있으나, 이와 반대로 부모의 욕심과 부모가 바라는 이상에 자녀의 모습이 못 미칠 경우, 자녀와 갈등이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어 자녀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인기의 정신건강 문제 세 번째는 부모님을 비롯한 양가 가족부양에 관한 문제로 예로부터 우리나라 부모 공양 효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는데, 이는 농경사회에서는 노쇠하고 신체적으로 허약해진 노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효도라 여기고, 이는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은혜를 갚는 가장 보편적인 도리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현대 산업사회로 넘어오게 되면서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효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모 역시 자식에게 부양의무를 요구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가 되었으며, 자녀가 행하는 부양의 수준 또한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성인기에서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부모의 위치와 자식의 위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즉, 아동기-성인기의 시기에는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며 자녀는 부모에게 의존하는 형태를 보였다면 자녀가 성인기에 들어가는 시점부터는 오히려 노년기에 접어든 부모와의 위치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현대사회가 핵가족화되면서 치매 또는 각종 만성질환을 겪는 부모를 부양하는 데 현실적 또한 경제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 경우도 많다. 치매를 앓는 부모의 문제행동에 대해서 제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다거나, 병간호 비용 등에 따른 금전적 어려움에 부딪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점차 정신적, 육체적인 고갈을 맞이할 수도 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부양에 대한 부담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노인방임과 노인학대, 심한 경우 노인 유기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특히 요즘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늦은 결혼 또는 비혼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따른 성인 자녀의 늦은 독립으로 인해 자녀 양육 기간의 물리적 증가와 노년기를 맞이한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 이중부담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는 가족 내부에서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경제적 궁핍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즉, 양가 부모님의 부양에 대한 부담은 나아가 가족 내 갈등을 일으켜 가정의 긴장도를 높일 수 있고, 부양으로 인한 물리적,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의 대인관계 단절, 성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감에 따라 겪게 되는 신체적 변화 등으로 인한 우울증 발병 등을 비롯한 기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